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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바질은 키우기 쉽다더니 자꾸 웃자라는 이유 키만 쑥쑥 크는 바질의 배신과 처참한 실상처음 데려온 바질 모종은 키가 겨우 5cm 남짓한 귀여운 아이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일주일이 지나고 열흘이 흐르자, 이 녀석들이 옆으로는 퍼지지 않고 위로만 무섭게 자라기 시작하더군요. 길이 15cm쯤 됐을 때였습니다. 줄기는 젓가락보다 가느다란데 키만 껑충하니, 바람이라도 불면 금방이라도 툭 꺾일 것 같아 조마조마했습니다. 잎은 또 얼마나 작고 연약한지, 우리가 흔히 마트에서 보는 그 두툼하고 짙은 녹색의 잎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이게 바로 말로만 듣던 웃자람이구나 싶었습니다. 줄기 마디 사이의 간격이 비정상적으로 길어지면서 식물이 전체적으로 힘이 없어지는 현상 말이죠. 옆에서 키우던 방울토마토 곁순 제거를 해줄 때는 그렇게나 손맛이 좋았는데, 바질은.. 2026. 3. 3.
46. 작은 텃밭에서 옥수수 키우기, 무모한 도전이었을까 도심 속 작은 텃밭에서 시작된 옥수수 재배의 꿈도심 속 한복판, 불과 3평 남짓한 작은 주말농장 자리를 분양받았을 때 제 머릿속은 온통 초록빛 꿈으로 가득했습니다. 상추나 치커리 같은 잎채소는 누구나 키우는 기본 작물이기에, 조금 더 난이도가 높고 수확의 기쁨이 큰 작물을 정복해보고 싶은 묘한 승부욕이 생기더군요. 그중에서도 제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다름 아닌 옥수수였습니다. 키가 훌쩍 커서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줄 것 같고, 한여름에 갓 수확한 옥수수를 쪄 먹는 상상만으로도 행복했으니까요. 하지만 주변의 노련한 농부님들은 고개를 저으셨습니다. 작은 텃밭에서 옥수수를 키우는 건 공간 효율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제대로 된 결실을 보기 힘들다 는 조언이었죠. 과연 그분들의 말씀이 옳았을지, 아니면 제 도전.. 2026. 3. 2.
45. 호박 수확 시기 놓쳐서 늙은 호박 된 경험 초보 농부의 소박한 꿈과 뼈아픈 현실초보 농부의 꿈은 언제나 소박하면서도 원대합니다. 직접 키운 유기농 채소로 된장찌개를 끓여 먹고, 갓 따온 싱싱한 채소로 식탁을 채우는 상상만으로도 텃밭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가볍기만 하죠. 하지만 자연은 결코 인간의 계획대로만 움직여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번 호박 농사를 통해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애호박으로 먹으려던 녀석이 어느새 덩치를 키워 늙은 호박이 되어버린 황당하면서도 웃픈 제 경험담을 들려드릴까 합니다.애호박이 늙은 호박으로 변하는 마법 같은 순간처음 호박 모종을 심었을 때만 해도 제 목표는 분명했습니다. 딱 먹기 좋은 크기인 길이 15cm 내외의 매끈한 애호박을 수확하는 것 이었죠. 노란 꽃이 피고 그 아래 조그만 열매가 맺히는 것을 보았을 때의 그.. 2026. 3. 1.
44. 가지 가지치기는 너무 어려워(장마 때 한쪽이 부러진 경험) 욕심이 불러온 참사와 무성했던 가지 숲의 실체처음 텃밭을 시작했을 때의 설렘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작은 모종이 흙에 뿌리를 내리고 초록빛 잎사귀를 하나둘 펼치는 모습은 마치 아이가 자라는 것을 지켜보는 부모의 마음과도 같았지요. 그중에서도 보랏빛 꽃을 탐스럽게 피우는 가지는 제 텃밭의 주인공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애정이 너무 과했던 탓일까요? 아니면 초보 농부의 무지함 때문이었을까요? 장마가 몰아치던 어느 여름날, 제가 가장 아끼던 가지 나무 한쪽이 처참하게 꺾여버린 사건은 제 농사 인생에서 잊지 못할 교훈을 남겨주었습니다. 가지는 자라는 속도가 무척 빠릅니다. 처음 심었을 때는 손가락 한 마디 정도였던 줄기가 어느새 제 허벅지 높이까지 쑥쑥 자라더군요. 그때 저는 단순히 잎이 많고 줄기가 굵으.. 2026. 3. 1.